「삶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공간, 시간, 인맥 정리법」
"하루 15분 정리의 힘" 윤선현 지음. 서평 시작합니다.
# 책을 읽기 전
26년을 '엄마 딸'로 살던 내가 독립을 했다. '밥? 혼자서 해 먹을 수 있어!', '빨래? 세탁기로 하면 되잖아!' 정도로만 생각하고 시작한 자취생활이었다. 그 후 8년, 그리고 결혼 후 6년 동안 밥은 해 먹었으나 설거지 후 뒷정리가 되지 않았고 냉장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빨래는 했으나 개어서 수납하지 못하였고 청소기는 제 할 일을 하지 못한 날이 많았다. 이처럼 오랜 시간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바로 '정리'이다.
이제와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엄마와 함께 사는 동안 엄마가 다 정리를 해 주셨기에 습관이 들지 않은 이유가 첫 번째이고, 이후에는 함께 사는 이가 동참해 주지 않아서가 지극히 개인적인 두 번째 이유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자 이 책을 사 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몇 년째 읽지 못하고 있던 중 오늘에서야 책장을 넘긴다.
# 책을 읽는 동안
저자는 정리 컨설턴트이다. 회사 생활을 하던 그가 정리 컨설턴트 일을 하게 된 계기부터 그간 만나온 의뢰인들의 사례를 여러 방면으로 담고 있어 내 정리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고, 각 유형별로 정리에 접근하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나에게 있어 정리란 무엇인지 정의를 내려보고, 왜 정리를 해야만 하는지 결심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된다. 생각이 끝나면 이미 동기는 부여되어 있다. 아직 동기부여가 충분하지 않다면 이어지는 정리로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읽어가면 된다. 많은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비결 중의 하나가 정리와 청소라고 하는데 '에이~ 거짓말. 지어낸 미담이겠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많은 동기부여 글들에도 뇌가 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데 어지럽혀진 환경이 눈에 들어와 눈살을 찌푸리며 안 좋은 기분에서 시작하게 된 경험이 다수 있다. 그때마다 '치우고 할까?', '이것만 하고 치워야지.' 하는 생각들을 했는데 어찌 되었든 평소에 정리되어 있었다면 소비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과 감정이 소비된 순간인 것이다.
정리란게 비단 공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도 정리가 필요하다. 공간의 정리가 필요해 선택한 책에서 시간의 정리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깨우치게 되다니. 5분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아무 생각 없이 허비하는 5분이 아깝다고 느끼게 되었다. 무언가를 하기 전후로 5분씩이라도 정리에 사용한다면 상상으로도 이미 깨끗해진 기분이다. 주어진 5분을 공간 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으로 확장한다면 하루 중 일부는 조금 더 알차게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공간, 시간 다음으로 정리해야 하는 것이 인맥이라고 한다. 본 서적에서는 인맥의 정리에 대해 많은 비중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또한 아직 스스로 인간관계가 복잡하다거나 소원하다고 느끼지 못해서일까 인맥의 정리에 대해 딱히 와닿는 부분이 없다. 그러나 본인이 인간관계가 너무 좁다거나 불필요하게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충분이 감응이 올만큼의 내용이 담겨 있고 또 말미에 각 분야별로 참고하면 좋은 추천서적들이 열거되어 있으니 추천서적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책을 읽은 후
정리란 게 어느 날 갑자기 하려면 밀린 방학숙제처럼 어렵기만 하다. 차라리 방학숙제가 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크지는 않아도 꾸준히 조금씩이라는 방향과 목표가 생겼으니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본다.
또다시 바스러질 약속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결심해 본다. 조금만 어지르자고, 조금만 깨끗해지자고, 조금만 부지런해지자고, 물건은 사용 후 제자리에 돌려놓자고. '하다 보면 늘겠지.' 하는 게 안일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매일 검사하듯 지키는 것도 너무 강박스러우니까. 그건 또 내 스타일이 아니니까. 내 보폭과 역량에 맞게 부지런히 결과를 만들어 가 보려 한다. 다만 이번에는 매일 지키고 싶은 약속을 되새기고, 그렇게 하나라도 더 실천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어있기를 바라본다.